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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_사토 오오키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_사토 오오키

얼마 전에 세계 디자인 스튜디오 순위를 봤다.

작업수, 규모, 수상이력 등을 종합한 이 순위에서

사토 오오키가 이끄는 넨도가 단연 1위에 올랐다.

디자인 분야에서 옆나라 일본의 활약은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순위권에는 무지 제품 디자인으로 유명한

나오토 후카사와도 포함되어 있다.)


책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넨도의 작업 프로세스 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재탄생시키고,

새롭게 조합하여 발전시키는지에 관해 상세하게 얘기해주고 있다.


전에 [넨도 디자인 이야기], [넨도의 문제해결연구소]를 읽으면서

다른 디자인 책들보다 확실히 뛰어난 것은

그들이 말하는 방식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비전공자의 관점에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생각을 도표, 일러스트, 그래픽 등을 사용하여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그렇기 떄문에 이번 책에서는 남겨지고 버려지는 아이디어를

재탄생시키는 과정에 대한 맥락에 초점을 두고 읽으려고 했다.



넨도가 세계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작업량이라고 생각한다.

한 프로젝트에 기본으로 6개정도의 시안을 준비하는데,

이 시안들이 그냥 개별적인 시안이 아니라,

위의 사진과 같이 정확한 콘셉트와 목표를 설정하고 그 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시안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각 시안들에서 연결성을 찾을 수 있고,

부족한 시안은 다른 아이디어와 결합해 새롭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와세다 대학 럭비부의 총괄 디자인을 진행했던 예시가 있었다.

유니폼부터,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접점까지

디자인 작업뿐만 아니라 그 영역을 비즈니스 시스템까지 확장시킨 넨도의 디자인 전략은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팬들의 지원과 소통 창구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직까지도 주변에 디자인을 단순히 디자인 결과물 자체로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스스로 디자인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전공자 사이에서도..

이제 경영전략과 그 너머의 영역까지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업.

IHI라는 일본의 대표적인 중공업 기업인데,

기업 사명을 IHI(이전 이시카와지마 하리마 중공업)로 바꾸면서

기업 인지도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는 신입 사원 채용에도 문제가 생겼고,

기존 사원의 자긍심도 떨어뜨리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에 넨도가 진행한 광고 디자인 전략은 탁월했다.

IHI가 다루는 중공업 분야가 일상에 어떻게 녹아져 있는지,

IHI가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등을

간결한 이미지와 레터링으로 나타냈다.

이는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자기 분야가 생긴다.

제품이면 제품, 그래픽이면 그래픽.

넨도가 이런 영역을 넘어서는 작업이 가능한 이유는,

아이디어를 다루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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