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디자인하다, 루이지 꼴라니 특별전_LUIGI COLANI BioDesign
기간: 2017.12.08. (금) ~ 2018.03.25. (일)
시간: 10:00 ~ 19:00
12월에 예매해서 계속 못가고 있다가, 2월이 돼서야 간 전시.
유기적 건축의 대가이자, DDP를 설계한 자하하디드의 공간에서 본
루이지 꼴라니 전시는 특별했고, 어울렸다.
유기적 디자인에 관심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알게된 루이지 꼴라니.
유기적 디자인, 바이오 디자인에 있어서는 선구자와 같은 분이다.
올해 90세를 맞으신 진짜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신 분.
건축, 운송기기, 전자기기, 리빙소품, 가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바이오 디자인을 구현했다는게 놀라웠다.
작은 전시공간이 조금 아쉬웠지만,
다채로운 작품들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전시공간은 배움터에 있었는데 매표소는 바깥에 컨테이너 박스로 있었다.
처음에 못 찾았다. 왜 이렇게 해놨을까..
배움터로 들어갔다가 다시 표를 끊고 입장.
루이지 꼴라니는 외모에서부터 범상치 않다.
도인과 같은.. 그런 모습? 자연인...?
전시장은 꽉 채워져 있다기보다는 사유하고, 작품 하나하나를 음미 할 수 있게,
그렇게 구성되어 있었다. 가벽도 유기적인 곡선으로 처리.
가운데 가벽에는 그의 생각, 이력, 인터뷰 내용이 적혀져있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주지말고 장난감 재료를 주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스스로 발견하고 고민하게 만들어야 상상력이 길러지는 법.
밑에는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품들이다.
유기적 디자인이 단순한 스타일링이 아닌 기능과도 연결되어 있다.
루이지 꼴라니 본인도 산업디자인 뿐만 아니라 공기역학까지 전공하면서
디자인의 기능적 역할을 충족시키려고 노려했다.
(한 분야를 공부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공기역학을..)
돌고래 에어버스.
이 에어버스의 날개 위에 장착된 터빈은 콘도르 효과를 내서
항공기의 운항거리를 30%가량 높을 수 있다고 한다.
(콘도르 효과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고서머 콘도르라는
인력 비행기를 만든 분??에 대한 얘기 밖에 못 찾았다.
누가 알려주세요 ㅜㅜ 궁금해요)
스탠드가 포함된 텔레비전.
지금 보기에는 좀 웃기고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이 디자인을 1993년에 고안했다는게 놀랍다.
자하 하디드의 작품과 같은 그의 건축 설계안.
실제로 자하 하디드와 카림 라시드와 같이 유기적 디자인을 지향하는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스텔스 비행기 프로젝트 모델.
이 세련되고 유려한 디자인을 1975년에 해냈다.
지금 컴퓨터로 유기적 디자인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 시절에 어떤 알고리즘으로 이런 디자인을 짜냈는지..ㄷㄷ
몸체가 아닌 날개를 중심으로 디자인하여 기존의 비행기 설계의 논리를 뒤집고,
실제로 스텔스 비행기 설계에 많은 영향을 줬다.
캐논 T90 카메라.
이 제품의 디자인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오른쪽에 손잡이가 있는 지금의 카메라 디자인의 시초다.
한 제품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꾼 디자인.
완벽히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 되면서 심미성도 놓치지 않았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트럭 디자인.
실제로 앉아볼 수 있는 의자 작품들도 많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의자.
역동적이고, 섹시한 바디가
실제로 앉고 누워보면 그 편안함에 또 한번 놀란다.
플라스틱 제품인데도 진짜 포근하고 편하다.
개구리의 해부학적 형태를 응용한 오토바이 디자인.
근육같이 역동적인 형태가 가장 자연적이면서 가장 효율적인 디자인을 만들었다.
오토바이와 운전자가 하나가 되고, 운전자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한다.
에일리언 의자 디자인.
전시장에는 루이지 꼴라니의 디자인 목업 이외에도
영상, 아트웍, 스케치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빈백에 누워, 고전 SF 영화를 보면서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단순한 디자인, 모던한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
유기적 디자인을 보면 항상 놀랍고, 꼭 도전해보고 싶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나 조차도 유기적 디자인에 거부감이 생기고,
모던한 디자인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다.
사실 생각해보면 태초부터 있었고, 가장 인간다운 디자인이 유기적, 바이오 디자인일텐데,
이런 디자인이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인식되는게 아이러니하다.
자연을 관찰하고, 자유롭게 사유하고, 거기서 기능적인 요소까지 놓치지 않는 디자인.
디자인을 더 고차원적인 면에서 바라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