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디자인(미의식이 만드는 미래)_하라 켄야
"디자인은 스타일링이 아니다. 물론 물건의 형태를 계획적이고 의식적으로 만드는 행위는 디자인이지만,
디자인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디자인이란 만들어내기만 하는 사상이 아니라 물건을 매개하여 살림이나
환경의 본질을 생각하는 생활의 사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만들기 못지않게 헤아리기 속에도 디자인의 본령이 있다."
책 리뷰를 하면서 맘에 드는 글로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꼭 머리 속에 간직하고 싶은 말이었다.
디자인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선이 다양한 것 같다.
디자인이라는 분야의 역사가 짧은 것도 한 이유겠고,
격변하는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맞으면서 격렬하게 정제되는 것도 한 이유라고 본다.
이런 시대에 디자이너로 살아가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디자인을 어떻게 붙잡고 가야할지가 고민이다.
확실히 하라 켄야의 말처럼 스타일링의 시대는 아니다.
그 내용, 속에 담긴 고민과 스토리가 탄탄해야하고,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디자이너는 그렇기에 '더 정교한 공을 만들듯이 형태를 찾아내려고 한다.'
디자인 강국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대표 디자인, 디자이너는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반복과 축적을 통해 쌓아온 삶에서 착안하여 형태를 가다듬었기에 그 자체로 빛을 발할 수 있다.
미래 환경의 풍요는 이러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계획에서 나온다.
심플 디자인, 모더니즘을 못마땅해 하는 불만 섞인 목소리를 가끔 듣는다.
단순히 못마땅하다는 이유에서 이에 반하는 디자인을 하는 사람도 봤다.
그렇게 반항적인 행동을 하기 전에
디자인의 역사가 이렇게 진행되어온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내용적으로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세상에서
정제되어 이르게 된 자연스러운 흐름 아닐까?
단순히 단순해진 것이 아니라 정교해졌다고 보는게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말한다.
심플이라는 개념은 권력과 깊이 결부된 복잡한 문양을
근대의 합리성이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났다고.
그렇다면 심플은 가장 민주적이고 현대적인 개념이다.
정제되고 비어있는 곳은 우리의 상상력과 이야기
그리고 공감과 대화로 채울 수 있다.
엠프티네스는 가장 풍부한 개념이 될 수 있다.
비어있기에 중심은 스스로 만들면 되고,
삶은 더욱 주체적으로 변할 수 있다.
소수만 누렸던 주체성을 모두가 이룰 수 있는 시대에
디자인이 경험의 영역으로 넘어온 것은
개인의 욕구, 시대의 욕구에 의한 자연스러운 표출으로 보인다.
필자는 또 한번 주장한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서 기능한다는 주체성을 갖는것을 생각한다고.
지금까지 디자인의 역사가 서구 중심의 역사였고,
그 중심에 없어서 겸손한 자세로 배워왔다면,
이제는 배움의 기간동안 우리 문화와 섞이고,
다시 정제된 주체적 가치관으로 이끌어야 한다.
경제적 가능성과
문화적 가능성과 함께 개화시켜가는 길.
다시 한번 그 역할에 대해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