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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_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_존 버거

다니는 도서관에서 작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책이다.

저번 주에 책 반납하려고 갔다가 새 책 코너에서 만나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책이 생각보다 얇고, 술술 읽혀서 아침에 버스타고 가면서 읽기 편한 책이었다.


과거 미술작품에서부터 현대 광고까지를 다루면서

우리가, 또는 주류 미술 비평가들에 의해 해석되었던 피상적인 해석을 뒤집고,

그 이면에 숨겨진 시대적, 사회적인 문제와 연관된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보여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찬양이 아닌

어떤 시대에 어떤 장르의 이미지가 어떤 기술로 표현됐는지에 대한

그리고 그것이 갖는 의미에 대한 해석이 새로웠다.


특히 유화와 광고 이미지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유화는 그 표현기법이 주는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느낌 때문에

권력자들의 초상화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소유물을 그린 정물화를 표현하는데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그림들은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었고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화가의 역할이

권력이 가진 의뢰인의 대리인으로 흔들린다. 


이러한 흐름을 깬 것은 같은 유화 기법을 사용해서

그저그런 작품들과 구분되는 대작을 그린 고독한 대가들이었다. 


특히 렘브란트가 그린 초기와 후기의 초상화가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초기 작품은 작품에 환하게 웃는 렘브란트와 그의 연인이 있고,

순간적인 장면처럼 묘사되어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


반면 노년의 렘브란트 초상화는 다르다.

이 초상화에는 렘브란트가 없고 노인이 있다.

그리고 다른 해석의 여지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한 인물만 있다.

피상적인 것을 부각시키기위해 사용됐던 유화방식으로

그 특징을 거부하는 새로운 세계를 연 것이다.




광고 이미지는 유화가 가지는 특징을 일부 공유하고 있지만

또한 작품이 말하는 시점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화가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현재시제로 얘기한다면,

광고는 항상 미래시제로 얘기를 한다.

미래에 소유할 것들, 그것으로 발생할 일들에 대해서 얘기한다.

자본주의, 소비주의 사회에서 광고가 가지는 힘은 이렇게 확고히 변한다.



이 책의 내용이 구성된지 30년이 넘었다.

그래서 광고 이미지에 대해 얘기하면서 요즘 우리의 소비성향,

소확행이라던지, 경험 위주의 소비라던지 하는

현재의 시대상을 반영하진 못한다.


책에서 배워가야 하는 점은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볼 때 다양한 방식이 있고,

편협한(보통 권위자에 의해 정해진) 시각에서 벗어나는 사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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