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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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미국에 가서 아침으로 크리스피 크림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처음 먹었다. 그 자리에서 몇 개를 먹었는지 모르겠다. 엄청 달고, 엄청 살 찐다는걸 직감했지만 놓을 수 없었던 그 맛. 크리스피 크림 도넛의 첫 인상은 강렬하고 황홀했다.한국에서 먹던 던킨 도넛과는 다른 매력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글레이즈드 먹었을 때의 인상은 나와 비슷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던킨 도넛이 여러가지 메뉴로 다양하게 즐기는 도넛이라면, 크리스피 크림은 대부분 글레이즈드 한 제품을 위해 가는 곳이다. 글레이즈드 하나의 칼로리는 200kcal, 시럽은 순도 100%의 설탕이다. 예상했던 것과 정확히 같은 열량, 같은 재료의 단순한 도넛으로 북미와 아시아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1937 - 2017
크리스피 크림은 창업 초기부터 80년간 하나의 로고를 유지했다. 크리스피 크림(Krispy Kreme)의 두개의 K가 같은 형태로 놓이고, K의 오른쪽 윗 상단을 길게 뻗음으로써 다른 알파벳에 지붕을 씌우는 형태로 쓰여있다. 간결한 손글씨체로 이것을 표현했으며, 아래의 도넛(DOUGHNUTS) 워드마크는 녹색 테두리의 연장선 안에 하얀색 글씨로 놓여져있다. 테두리가 정확히 어디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생겼는지 불분명하지만, 좌우대칭의 안정적인 형태를 만들고, 컬러적으로도 빨간 글씨와 보색을 이루면서 주목성을 높이고 있다.
2017 - NOW
최근에 조금의 변화가 있었지만, 큰 변화는 아니었다. 크리스피 크림의 워드마크에 날카로운 부분을 많이 정리하면서 통통하고 부드러운 형태감을 살렸다. (마치 글레이즈드 먹고 살찐 내 모습인가?) 초록색 테두리의 굵기를 통일하고, 도넛이 들어간 박스가 독립된 형태로 연결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도넛의 워드마크 자간이 좁아져 읽기 편해졌지만, 녹색 박스가 하단 중간에 놓여서 그런지 조금 불안한 느낌을 준다. 크리스피 크림 영문 폰트는 기존 폰트가 아닌 손으로 그린 폰트로 추정되며, 푸트라 볼드체, 프리핸드 521(Futura Bold, FreeHand 521)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레드, 그린, 화이트 조합이 컬러의 기본 조합이고, 로고의 쓰임에 따라 배경색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공식적인 로고 외에 크리스피 크림을 대표하는 사인들이 있다.
크리스피 크림은 따로 광고를 하지 않고, 이 핫 나우(HOT NOW) 사인을 통해 성공적인 홍보를 했다. 저 사인에 불이 켜지는 것은 도넛이 나오는 시간으로, 이 시간에 오면 따뜻한 도넛을 맛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인을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고객이 찾아오게 만들었다.
크리스피 크림의 캐릭터와 같은 KK로고이다. 두개의 K가 한 곳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있다. 자세히 보면 신발까지 신고 있다. 왕관은 음료 또는 우유의 음료의 방울을 의미하고, 손에 든 것은 당연히 도넛을 의미한다. 지금보면 상당히 괴상하고 브랜드를 나타내지 못하는 사인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라진 캐릭터(?) 로고이다.
외부 간판에서 초기 로고가 자리잡기 전의 형태도 찾아볼 수 있다. 커다란 K가 나머지 알파넷을 상하로 포함하기도 하고, 크림의 마지막 E가 왼쪽으로 길게 연결되면서 밑줄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 위의 KK... KK로고와 외부 간판을 보고 나니 현재 로고의 녹색테두리가 KK의 왕관을 잊지 못해서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크리스피를 안간지 몇 년 된 것 같다. 너무 달고, 이제는 먹으면 살로 가는 나이라 먹기 부담스럽기도 하다. 초기 한국 진출했을 때에 비해 크리스피 크림 자체의 인기도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백화점에서 할인 행사하는 것을 오고가며 쉽게 볼 수 있다. 글레이즈드 한 두개와 아메리카노를 같이 먹으면 먹을만 할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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