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아시아(tre asia)_만년필(fountain pen)
디자인 페어를 갈 때면 항상 다짐하고 간다.
'절대 지출을 하지 않겠다.'
이번 2017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을 갈 때도
같은 생각을 하고 갔지만... 결국 질러버렸다.... 하....
대만에서 건너 온 따끈따끈한 브랜드, Tre asia.
우리나라에서 아마 내가 이 만년필 1호가 아닐까 생각한다.
300x300, 부스 1개를 쓰는 작은 브랜드였다.
밝은 분위기의 부스들을 보다가 어둡고 분위기 있는 이 부스에 시선이 갔다.
그리고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분위기를 내는 제품들에 시선이 갔다.
처음에 일본 브랜드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있으면서
절제된 디자인이었다.
이렇게 단순한 형태에 자연 소재를 사용하여 멋을 냈다.
대나무를 사용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브랜드다.
개인적으로도 대나무를 사용하는 브랜드를 좋아한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얘기할 때 꼭 나오는 소재가 대나무다.
대나무는 성장도 빠르고 활용도가 높다.
대나무를 적절히 활용한 디자인을 보면 왠지 뿌듯하다.
트레 아시아도 철, 알루미늄과 같은 소재에
대나무를 포인트로 하는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상당히 실력이 있는 분들 같다. 마감도 좋고,
특히 펜 같은 경우 들었을 때 무게감이 너무 좋다.
카탈로그에 소개된 제품 중 내가 선택한 제품은 이 만년필.
그럼 내가 산 제품을 개봉 하면서 소개해보겠다 !
검은 색지에 금박을 먹인 패키지.
패키지 디자이너 친구에 따르면
금박은 고급스러운 패키지에 사용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크게 실패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한다고 한다.
이 패키지처럼 형압을 누르면서 금박을 하면
더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된다고 한다.
만년필은 이렇게 종이 지지대에 고정되어 있다.
안쪽에도 금박으로 글씨가 써져 있다.
'Write Like Nobody's Reading'
나만 아는 얘기를 적고 싶은 만년필이다.
실제로 2018 다이어리로 트레블러스를 선물 받아서
어울리는 만년필도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질러놓고 정당화 하는 과정이다.)
트레블러스 선물 주신 분이 만년필도 하나 선물해 주셨는데,
내가 관리를 못했는지 잉크가 세고 해서 못 쓰게 됐다.
이번에는 잘 아껴서 써야지...
만년필만 놓고 보면 이렇게 심플하게 생겼다.
옆면은 뚜껑부터 몸통 가운데 부분까지 음각으로 선이 있다.
아마 손 잡는 부분이라서 잡기 편하게 하려고 만든 디자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만년필 뒷 부분의 뱀부~~ 포인트 ~~!
처음 가구 가르쳐 주신 분이
요즘에 소재를 어떻게 사용하냐가 관건이라고 하셨다.
진짜 소재하나가 형태를 만드는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이렇게 힘을 발휘하는 대나무 포인트 !
렌더링 돌린 것 같다. 너무 깔끔하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감동ㅜㅜㅜ
분리해서 안쪽을 보면 잉크 카트리지가 있다.
복불복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파란색 잉크가 있었다.
뭔가 제품에 안 맞는 느낌.. 미스 매치 ..
검은색이 좋은디 .. ㅜㅜ 아까비.. ㅜㅜ
잉크는 앞 부분에 끼우면
잉크의 플라스틱 입구가 뚫리면서 똑 소리를 내면서 끼워진다.
앞쪽 뚜껑은 살짝 오목하게 들어가 있다.
그냥 좋다... 그냥 이 제품이 좋은 거 같다...
설명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이제...
뚜껑 안쪽에는 자석이 있다.
이게 또 뚜껑 닫을 때 착! 달라 붙는게 너무 좋다.
애플에서 느끼던 그 느낌...
전자기기에 아무래도 자석이 많이 쓰여서
'이런 요소는 남자들이 좋아하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여자친구한테 물어보니
코스메틱 제품도 자석이 들어간 제품들이 잘 팔린다고 했다.
자석은 남녀공용, 만국공통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팬 촉도 고급 스럽다.
이 만년필도 그렇고 모든 만년필은
뚜껑을 열었을 때 끝에 보이는 팬 촉이 고급스러움을 결정하는 것 같다.
제품 구성에 여분으로 리필 카트리지도 있다.
지금 선물 받은 병 잉크가 하나 있다.
새벽 보라색이었나 ..... 좀 감성적인 이름의 그런 색인데,
색상도 약간 우울하고, 차분하고 그런 느낌이다.
파란색을 다 쓰면 그 잉크를 넣고 써야겠다.
부지런히 메모하고 정리하고 계획 해야겠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내년을 준비하는 나를 위한 선물을 한 것 같다.
내년 한 해를 돌아볼 때 이 만년필로 꽉 채워져있는
다이어리를 보면서 돌아보기를 !